턱끝필러 녹이고 수술하면 어떻게 될까? (무턱필러 부작용과 골침식 CT 분석)
- Dr. Park

- 12월 5일
- 3분 분량
안녕하십니까?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박종철입니다.
얼굴뼈(안면윤곽, 양악) 수술을 주로 집도하다 보니, 쁘띠 시술인 필러를 오랫동안 유지하시다가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병원을 찾아주시는 환자분들을 종종 뵙게 됩니다.
특히 무턱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턱끝필러(무턱필러)'를 시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러는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며, 1mm 단위의 미세한 라인 조정이 가능하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의료 행위에는 명과 암이 존재하듯, 장기간의 반복적인 필러 시술은 뼈와 연조직에 예기치 못한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필러로 인한 골침식(Bone Erosion) 현상과, 필러를 녹인 후 본인의 뼈로 수술했을 때의 장단점을 객관적인 CT 데이터로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필러에 의한 턱끝 뼈의 변화: '골침식'이란?
필러는 액체 겔(Gel) 형태이지만, 좁은 공간에 과도한 양이 주입 될 경우 뼈가 눌려 얇아지거나 패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골침식(골흡수)이라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모양이 예쁘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뼈 내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위의 3D CT 이미지는 필러 주입 후 턱끝 뼈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노란색 원으로 표시된 부위를 보면, 필러의 지속적인 압력으로 인해 뼈의 표면이 눌려 매끄럽지 않고 패여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실제 단면 CT를 통해 뼈 두께를 측정해 보았습니다. 정상적인 턱끝 뼈라면 10mm 이상의 두께가 유지되어야 하지만, 필러 압박을 받은 부위는 현재 5.16mm까지 얇아진 상태입니다.
아래 이미지에서 처럼 필러를 주입하지 않은 정상적인 골 표면은 매끈하지만, 필러 부작용으로 골침식이 일어나면 뼈의 경계가 불규칙해집니다.

이러한 골침식은 추후 턱끝전진술과 같은 수술을 진행할 때 고정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뼈가 얇고 약해져 있어 스크류(나사)를 고정할 때 지지력이 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번 사례에서도 골침식이 심한 우측 부위(접촉면 1.52mm)는 무리하게 고정하지 않았으며, 상대적으로 뼈가 건강한 중앙 부위(접촉면 6.19mm)를 중심으로 견고하게 고정하여 수술을 마무리했습니다.


필러 무게로 인한 얼굴 처짐과 길이 변화
"무턱 필러를 맞았는데 얼굴이 더 길어 보이고 턱이 처져 보여요."
이런 고민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는 필러 자체의 무게로 인해 연조직이 아래로 처지거나,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필러가 아래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턱끝 축소나 전진 수술을 계획하기 전, 반드시 필러를 녹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좌측은 필러가 있는 상태, 우측은 필러를 녹이고 턱끝 수술을 한 후의 모습입니다. 놀랍게도 수술 시 뼈의 길이를 줄이지 않았음에도(노란색 선 기준), 단지 필러를 제거한 것만으로 턱의 전체 길이가 짧아지고 비율이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러 녹이기 전 vs 녹인 후 CT 비교
많은 환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점은 "과연 필러를 녹이면 내 원래 턱은 어떤 모습일까?"입니다.
아래에서 보여드리는 사례는 환자분의 동의하에 [필러 녹이기 전]과 [녹인 후] 두 차례 CT를 촬영하여 필러가 실제 얼굴 볼륨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좌측 (필러 주입 상태): 턱끝이 뾰족하고 볼륨감이 있습니다.
우측 (필러 용해 후): 턱끝 중앙부의 볼륨이 확연히 줄어들고 턱 길이가 짧아졌습니다. 하지만 필러가 만들었던 인위적인 뾰족함이 사라지면서, 턱 끝이 다소 넓거나 네모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턱끝수술 vs 턱끝필러: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필러를 녹이고 턱끝수술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두 시술의 차이점과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셔야 합니다.
턱끝수술(자가골 수술)의 강점
확실한 전후방 돌출: 본인의 뼈를 이동시켜 무턱 느낌을 구조적으로 개선합니다.
길이 및 비율 조절: 뼈의 길이를 줄이거나 늘려 얼굴 전체의 균형을 맞춥니다.
자연스러움: 이물질 없이 본인의 조직만으로 자연스러운 라인을 완성하며, 골침식 등의 부작용 걱정이 없습니다.
턱끝수술의 한계 (vs 필러)
뾰족한 모양의 구현: 필러는 젤 형태이므로 턱끝을 아주 뾰족하게(V라인을 넘어선 샤프함) 빚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뼈를 이용하는 수술 만으로는 필러만큼 인위적으로 뾰족한 정면 모습을 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필러 특유의 뾰족한 느낌을 선호하셨던 분이라면, 수술 후 턱끝이 다소 둥글거나 넓어 보인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이는 수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재료(필러의 연조직볼륨미세변화효과)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입니다.

만약 턱끝수술 후에도 뾰족한 정면 효과를 원하신다면, 수술로 뼈의 위치를 잡은 후 미세한 양의 필러를 추가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턱끝 필러는 간편하고 훌륭한 미용 수단입니다. 하지만 반복적인 시술은 뼈의 침식이나 연조직 처짐을 유발할 수 있음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필러 부작용이 걱정되거나, 필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무턱 증상을 본인의 뼈를 통해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싶다면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다만, 턱끝수술이 필러가 만들어낸 모든 모양을 100%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이해하시고, 본인이 추구하는 미적 기준에 맞춰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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