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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소원감소증(피브리노겐감소증), 양악수술이 가능한가요? | 전문의가 답하는 실제 사례

  • 작성자 사진: Dr. Park
    Dr. Park
  • 4일 전
  • 3분 분량

안녕하십니까? 20년 이상 양악수술을 집도해 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박종철 원장입니다.

때로는 대학병원에서 접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례의 환자분들을 만나 뵙고, 함께 고민하며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이야기는 '선천성 섬유소원감소증(피브리노겐감소증)'이라는 희귀 혈액응고장애를 가진 환자분의 양악수술 증례입니다.


이 질환은 매우 드물기에, 앞으로 이러한 환자분을 다시 수술할 기회가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 글이 선천성 섬유소원감소증(피브리노겐감소증)을 가지고 계시면서 양악수술을 고려하고 있는 환자분들과, 이분들을 진료하게 될 의료진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드리는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선천성 섬유소원감소증(피브리노겐감소증)이란 무엇일까요?

섬유소원감소증(저섬유소원혈증)이란, 단어의 의미 그대로 혈액이 멎는 응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인 '섬유소원(Fibrinogen, 피브리노겐)'이 혈액 내에 정상보다 부족한 상태를 의미하는 질환입니다.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피브리노겐 감소증은 '100만 명당 1~9명' 수준으로 보고될 만큼 매우 희귀한 질환입니다. 질환의 희소성으로 인해 국내에서 대규모 역학 조사가 이루어진 바는 없어, 한국 내 공식적으로 확인된 유병률 데이터는 아직 구체적으로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증상의 심각성은 혈중 피브리노겐 수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정상 참고치: 1.8-3.5 g/L 또는 180-350 mg/dL)

  • 경증 감소 (Hypofibrinogenemia): 피브리노겐 수치가 약 100~150 mg/dL인 경우, 평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발치, 수술, 혹은 심한 외상을 입었을 때 출혈이 잘 멎지 않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중증 감소 (Afibrinogenemia): 피브리노겐이 거의 없는 상태(수치 20~50 mg/dL 미만)로, 경미한 상처에도 지혈이 어려워 심각한 출혈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본 증례 환자분의 진단 과정: 혈액 검사 결과

이번에 양악수술을 진행한 환자분의 수술 전 혈액 검사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주요 수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PT (프로트롬빈 시간): 11.3초 (참고치 10.0-16.0초) - 정상

  • APTT (활성화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 27.8초 (참고치 22.3-38.7초) - 정상

  • TT (트롬빈 시간): 30.90초 (참고치 14.00-21.00초) - 현저히 연장

  • Fg (피브리노겐): 0.9 g/L(90 mg/dL) (참고치 1.8-3.5 g/L) - 현저히 감소

  • FDP (피브린/피브리노겐 분해 산물): 1.9 mg/L (참고치 <5.0 mg/L) - 정상

  • D-이량체 (D-dimer): 0.42 mg/L (참고치 <0.55 mg/L) - 정상

다른 응고인자 경로를 반영하는 PT와 aPTT 수치는 정상 범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응고 과정의 최종 단계를 반영하는 트롬빈 시간(TT)이 뚜렷하게 연장되고, 해당 단계의 핵심 재료인 피브리노겐(Fg) 수치가 현저히 낮은 소견은 선천성 섬유소원감소증(피브리노겐감소증)에 부합하는 전형적인 결과였습니다.


피브리노겐감소증 환자의 양악수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피브리노겐 수치가 낮은 환자에게 양악수술과 같이 출혈 가능성이 있는 수술을 진행할 경우, 출혈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부족한 피브리노겐을 보충해주는 요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경우 주로

동결침전제(Cryoprecipitate) 또는 피브리노겐 농축제(Fibrinogen concentrate)가 사용됩니다. 동결침전제는 신선동결혈장에서 피브리노겐 등 핵심 응고인자를 농축한 제제로, 적은 부피로도 효과적인 보충이 가능합니다.


본 증례의 환자분은 내과와의 긴밀한 협진을 통해, 수술 직전 동결침전제를 미리 투여하여 체내 피브리노겐 수치를 안전한 수준으로 높이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출혈을 예방하고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수술 시작 전에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수술에 앞서 동결침전제를 투여한 후, 혈액 검사를 다시 시행하여 수치가 안정적으로 개선되었는지 확인했습니다.

  • TT (트롬빈 시간): 30.90초 → 20.60초 (정상 범위 진입)

  • Fg (피브리노겐): 0.9 g/L → 2.0 g/L (정상 범위 진입)

위와 같이 혈액 응고 관련 수치가 정상 범위 내로 회복된 것을 확인한 후, 계획대로 안전하게 양악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수술 결과: 성공적인 주걱턱 개선

환자분은 주걱턱을 개선하기 위하여 양악수술을 받으셨으며, 수술은 특별한 출혈 경향 없이 무사히 종료되었습니다.

이미지 : 양악수술 전후 3D CT 비교 사진 수술을 통해 돌출되었던 아래턱이 이상적인 위치로 이동하고, 얼굴 전체의 균형이 바로잡힌 모습을 입체적인 3D CT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 양악수술 전후 3D CT 비교 사진 수술을 통해 돌출되었던 아래턱이 이상적인 위치로 이동하고, 얼굴 전체의 균형이 바로잡힌 모습을 입체적인 3D CT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디지털양악을 이용한 수술계획 수립 및 실제 수술결과
이미지: 디지털양악을 이용한 수술계획 수립 및 실제 수술결과


안정적인 수술 후 관리

수술 후에도 혈액응고 검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여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했습니다.

  • TT (트롬빈 시간): 수술 후 18.4초로 안정적으로 유지

  • Fg (피브리노겐): 수술 후 2.39 g/L로 안정적으로 유지

검사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임상적으로도 특별한 출혈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기에 더 이상의 동결침전제 추가 주입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결론: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한 성공적인 수술

선천성 섬유소원감소증과 같은 희귀 혈액응고장애를 가진 환자분의 양악수술은 의료진에게도 큰 도전입니다. 하지만 수술 전 정확한 진단과 내과 등 관련 부서와의 체계적인 협진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동결침전제 투여와 같은 철저한 사전 준비를 거친다면 충분히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이번 증례는 피브리노겐감소증과 같은 희귀 질환을 가진 환자분이라도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 안에서라면 원하시는 미용적, 기능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섬유소원감소증(피브리노겐감소증), 양악수술이 가능한가요?
섬유소원감소증(피브리노겐감소증), 양악수술이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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